오늘의 산행일정 점검차 등산안내도를 잠시 살피며 준비해간 오이로 갈증을 달래고 난 후
북적이는 인파들을 뒤로 하고 다시 대남문으로 출발...
대성문(大成門)에서 대남문(大南門)까지는 10여분이면 다다를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714m의 보현봉이 자리하고 있어서 가파른 성벽 길을 숨 가쁘게 올라야 한다.
-- 문수봉 언저리에서 바라본 대남문 보현봉 근처의 성벽---
이 높은 봉우리 하나 때문에 대문이 따로 생겼고 이 봉우리로부터 오르내리는 길도 부채 살 같이 퍼져 전혀 다른 동네로 내려가게 된다.
즉 대성문에서는 정릉이나 평창동으로 내려가지만 대남문에서는 멀리 구기터널로 내려가게 된다
이곳은 남문답게 양지 바른 곳이나 비교적 넓은 공터가 있어 동쪽 주능선에서 오는 산행객들과 서쪽 대서문쪽에서 오는 산행객들의 점심 식당(?)으로 각광 받는 곳이다 보니 왁자지껄함에 산행기분을 잡치게 하는 곳이다
--- 대 남 문 ---
대남문 보현봉과 문수봉 사이의 안부에 있는 성문으로 해발 663m 이며 여기서 문안쪽으로 10여분 내려가면 행궁터가 있다
유사시 임금이 머물거나 임금의 행차시 묵던 임시 궁궐(규모야 궁궐에 훨 못미치지만) .
이 북한산성이 병자호란이 끝나고 한참뒤인 숙종조에 축성된 것이니 실제 사용되는 일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임금이 산성계곡에 놀러오거나 인근의 능침에 능행을 오는 경우 잠시 나마 사용하기는 하였겠지만
도성에서 가까운 거리라 실제 행궁으로서의 역할을 별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
병자호란 당시 삼전도(지금의 송파구 삼전동)에서 굴욕적으로 체결한 항복문서(조약)에 그 어떤 성도 축성하지 않는다는 조항 때문에 조정내에 많은 격론과 논란 속에 축성된 성이기는 하지만 남한산성과 더불어 도성의 외곽 방어체계의 중심적이 역할을 하던 곳이지
대성문에서 대남문으로 이어지는 성벽은 어영청이 관리감독하에 축성과 관리가 이뤄진 구간이다
예전 산성답사때 어딘가에서 축성당시의 관리책임자 이름과 구간에 대한 명문을 새긴 돌을 본 것 같은데
오늘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
--행궁의 옛 사진----
이제 겨우 2시간 남짓 산행을 했는데 무릎은 점점 아파오고 다리가 묵직해지네
비봉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해 일찍 하산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하다...오늘 또 도중하차하면 언제 종주를 하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대남문을 뒤로 하고 다시 문수봉을 우회하여 청수동암문으로 향한다
북한산의 서남능선인 비봉 능선으로 가는 길과 서북능선인 의상능선으로 가는 곳이 만나는 갈림길이 청수동암문이다
비봉에서 청수동암문으로 올라오는 길은 그 유명한 깔딱고개가 있다
-- 청수동암문--
문수봉과 나한봉 사이 해발 694m 안부에 위치
청수 동암문에서 다시 마음 다잡고 드디어 오늘의 주 산행코스인 의상능선 들머리로 진입한다
10여분을 걸으니 의상능선 첫째 봉우리 나한봉이다
-- 나한봉 초입의 옛모습 그대로의 성벽--
동행한 병현이가 초행길이고..나 역시 무릎이 아파 가급적이면 오늘은 릿지를 피해 오르려
나한봉 정상으로 오르는 릿지를 우회하여 지나간다